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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테크코스/레벨 1 - Java

[Soft Skills] 레벨 1 글쓰기 - 유연성 강화

by shyun00 2024. 4. 13.

우테코에서는 매 레벨마다 한 편의 글을 쓰도록 하고 있다.

이전 기수 주제는 "우테코 한달 생활기" 였다고 한다.

 

이번 기수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 유연성 강화 스터디의 경험을 시리즈로 작성한다.
  • 유연성 강화 스터디를 통해 발견한 나, 그리고 변화할 나

우테코에서 개발자에게 필요한 자세 중 하나로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성과 증명 마인드셋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실패하면 좌절을 마주하기도 하고 극도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하지만 이것이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성과 증명 마인드셋은 좋은 성과를 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반면 학습 마인드셋을 가지게 되면 실패나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것을 더 학습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각 레벨에서 달성하고싶은 유연성 강화 목표를 설정하고 매주 해당 목표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혹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내가 레벨 1 기간 동안 겪은 일들과 했던 생각들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해 보았다.

 

솔직한 내 생각을 공유하다 보니 공개하기 부끄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크루들로부터 피드백도 받고 공감과 격려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최종적으로 작성한 내 레벨 1 글쓰기 결과를 남겨본다.

혹시 글에 대해 피드백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돌고 돌아 오다

 

우아한테크코스(이하 우테코)에 오기 전 다양한 일을 했다. 업무를 하며 보람도 느꼈고 일에 대한 애정도 생겼다.
이제 내 평생직장을 찾았나 싶었을 때, 부득이한 이유로 관두게 되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해보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전 직장에서 정보팀과 프로그램 개선 작업을 한 적이 있다. 요청대로 프로그램이 수정됐다.
검은 화면에 흰 글씨들만 작성했을 뿐인데 기능이 만들어지고, 의도한 대로 동작하는 것이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나 또한 새로운 것, 더 나은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프로그래밍 세계로 뛰어들었다.

 

여기 혼나는 곳인가요?

 

그러나 현실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우테코에서 첫 미션을 진행했을 때 느낌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우선 페어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부터 어려웠다.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 구현은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는데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페어는 나보다 알고 있는 것도 많았고 자신의 스타일도 있었다.
반면 나는 아는 것도 적었고 어떤게 좋은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도 없었다.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페어가 “이 방법을 쓰는 거 어때?.”,”왜 이렇게 하려고 해?”라고 물을 때마다 어떤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혹시 틀린 말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내 의견을 말할 수 없었다. 부끄럽지만 적당히 이해하는 척하며 넘어간 적도 있다.
페어의 의도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었지만, 스스로 ‘이것도 몰라?’라는 질문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리뷰어의 피드백이었다.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담긴 코드로 첫 코드 리뷰를 받았다.
역시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왜 이걸 사용했나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왜 이렇게 했어요?”라는 말을 듣는 상황은, 정말 일반적이지 않아서 “왜 이런 식으로 했는가?”가 궁금할 때였다.

실제로 그런 말을 들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런 말을 들으니 '이게 아닌가?', '잘못한 건가?'라는 생각에 막막했다.
모르는 것을 왜 썼는지 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리뷰어의 의견이 모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해 모든 피드백을 수용했다.
그런 나의 태도가 느껴졌는지, 마지막에는 “아마 처음 코드 리뷰 & 코드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보셨을 것 같네요.”라는 리뷰를 받기도 했다.

매번 이렇게 작성한 코드에 대해 지적받고 혼나면서 일할 수 있을까? 내가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고민되는 첫 미션이었다.

 

혼나는 게 아니야. 같이 이야기하는 거야

 

앞으로 개발자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주변 개발자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때 들은 답이 너무나도 명쾌했다.
“왜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는 건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틀리거나 잘못했다고 하는 게 아니야. 나도 10년 차가 넘는 분께 왜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는걸?”

그렇다. 개발 문화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리고 지독한 성과 지향적 마인드로 살아왔다.
내 능력과 성과를 계속 증명해야 했고 실수나 실패를 해서는 안됐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지내서는 안된다.
개발이 정말 하고 싶다면 스스로를 바꾸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유연성 강화 목표로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해보기’ 두 가지로 설정했다.

성과 지향적 마인드를 학습 지향적 마인드로 바꾸기로 했다. 모르는 게 있다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배울 게 있는 것’이다.
모르는 걸 인정하면 배울 기회가 생기고, 우테코에서는 다른 크루들과 함께 모르는 걸 채워갈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스스로 생각한 방법을 시도해 보고 다른 크루나 리뷰어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우테코의 크루나 리뷰어들은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아주고 내 의견이 맞다면 존중해준다.
이렇게 마음가짐을 바꾸고 나니 리뷰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졌다.

 

조금씩 바꾸어가면 돼

 

이 글을 쓰기 위해 첫 미션에서 받았던 리뷰를 다시 확인했다.
지금 다시 보니 나를 혼내거나 지적하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표현조차 딱딱한 부분이 없다.
똑같은 리뷰를 보면서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변한 것은 내 마음이다.

이제 코드 리뷰를 받는 것이 즐겁고 어떤 답변이 올까 궁금하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같이 얘기를 나눌 크루를 찾아가는 게 즐겁다.
물론 아직 나도 모르게 성과 지향적 마인드가 불쑥 떠오를 때가 있다.
성과 지향적 마인드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배우러 온 곳이고,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다.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상처받기보다 거기에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이 한 번에 바뀌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스로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바꿔가고자 노력한다면 조금씩 변화하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우테코 남은 기간 동안 더 많이 성장하고, 이 과정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무리한다.